제목2021년 자유인을 향한 기부 첫 걸음 (~4/19)2021-04-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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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 재정(기금) 마련 원칙>


1 교육원칙과 운영원칙이 조응해야 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제2의 인간’, 본성으로 내재한 영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됩니다. 이런 교육원칙이 운영원칙에도 조응할 때 학교 운영이 명실상부할 수 있습니다. 실천적으로 이 원칙은 재정 문제에서도 교육의 필요에 따른 질의 제고와 핵심적인 문화적, 가치관적 방향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회적 통념이나 정치, 경제적 논리보다 구성원들의 영적 의지와 의식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모든 활동들이 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됩니다. 자본의 목적은 축적과 자기확대증산이고 이것을 동력으로 모든 활동을 유인합니다. 우리 시대 모든 단체의 현실적인 운영은 사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영이 몸과 혼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이 시대의 압력은 반드시 우리 철학의 방향에 맞게 조정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재정은 증식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고 재정 자체가 활동을 규정하는 틀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음 두 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첫째, 교육적 필요가 목적이고 재정은 도구적 수단입니다. 후자가 전자를 규정하는 것은 본말의 전도입니다. 그러므로 과제 설정에 입각한 재정 마련 활동의 방식은 매뉴얼화될 수 없고, 1/n과 같은 기계적, 형식적 형평에 매일 필요도 없으며 유연하고 개방적, 창의적으로 열려 있어야 합니다. 여행길 앞에 만난 물길을 건너는 방법은 한두가지로 정해둘 수 없습니다. 오직 구성원들의 의지와 지혜에 달린 일일 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수행된 방법이 다른 상황에 참고가 될지언정 구속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둘째, 재정 마련의 방법은 원칙적으로 ‘기부’ 여야 합니다. ‘예탁’(대출)은 유용한 두번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이 경우도 ‘이자 수익’이나 교육 이외의 다른 조건 거래를 전제한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사회 조직의 ‘투자’나 ‘펀딩’의 방식은 더더욱 불가합니다. 후자의 방법이 우선되면 사회삼원의 기본 원칙은 무너지고 본말의 전도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2 자유로운 개인의 자발적 기여

2-1 자율

1의 원칙처럼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부를 재정마련의 기초로 삼는다고 할 때, 그 동기가 자율적이어야 함은 ‘기부다움’의 첫 발이 됩니다.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외적 압력에 의해 조성되는 기부가 있다면 압력에 따른 보상 심리와 반작용도 필연이고 이는 공동체 구성원간 갈등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 되고 맙니다. 더구나 영적 수행공동체를 추구하는 교육원칙을 지닌 주체가 의식적 자유에서 벗어나는 동기를 상정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2-2 익명

위 자율 동기를 보조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익명성이 투명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기여에 대한 비교가 드러나면 그 자체가 외적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2-3 관리의 투명성

위 원칙들을 실행하기 위한 관리 주체는 마련할 기금의 취지와 액수, 기한을 공지하고 필요한 때 모금의 현황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관리는 자율과 익명이 지켜지는 한에서 기금 조성의 과정과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3 실명 기금의 조건

실명이 유의미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일상 운영이 아닌 특정 활동에 ‘지정 기부’를 하는 경우, 기부자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실명은 우리 교육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며 오히려 공동체가 합의하는 활동의 모범을 세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2019년 <자유와 독립> 행사를 위한 지정 기부가 있었던 것이 그 좋은 사례가 됩니다. 그 연장선에서, 기부자의 유지를 적극 살리는 것이 우리의 교육 이념과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때는 언제든 실명 기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재정 마련 과정 자체가 누군가의 ‘희생’이거나 ‘공’이거나 ‘거래’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자유로운 의식 고취 과정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이들에게, 이상을 추구하는 이들이 현실을 만들어 감을 얘기하고, 이를 우리 스스로 실현할 때, 그 자체가 살아있는 교육이 될 것입니다.


작성자 : 박규현(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 대표)